미디어 숲속의 사람들

, 1995

6.0 1995.01.01上映
한국 한국어 다큐멘터리,드라마 36분
미디어 숲속의 사람들 ,은 1995에 발표 된 한국 1995 다큐멘터리,드라마 영화입니다,영화는 김동원가 지배하고 있습니다,한국에서 1995년01월01일에 출시되었습니다.

이제 영상이란 우리에게 '피할 수 없는 사회적 환경'이 되어 있다. 원하건 원치않건 간에 우리는 영상과 더불어 살아야 할 운명이다. 그 중에서도 TV는 우리 가정의 가장 중심적인 위치에 모셔져 있고 수면,노동시간을 제외하면 우리가 가장 많이 하는 일은 바로 TV.앞에 앉아 있는 일이 되버렸다. TV는 단순한 가전제품이 아니다. TV는 우리의 생각과 말과 행동을 지배할 수 있다. 타잔을 흉내내어 아파트 옥상에서 떨어져 죽거나 세탁기안에 들어간 꼬마들에게만 TV의 영향이 끼치는 것은 아니다. TV는 현대인에게 '제2의 신, 제3의 부모, 제4의 권력'으로 존재한다. 우리가 TV를 보는가? 아니면 TV가 우리를 보는가?

한 인간의 삶과 생활 속에 대중매체가 얼마나 깊숙히 스며들고 있는 지를 드라마와 다큐형식을 빌어 살펴보려 한 이 작품의 1부는 드라마 형식으로 시작하는 미디어 숲속의 사람들이다. TV를 처음 접하는 유아기에서 성인이 되어가는 과정속에서 TV에 지배당하는 사람의 모습을 볼 수 있다. 2부는 다큐멘터리 'TV와의 전쟁'이다. 한달간 TV보기를 차단당한 사람들의 상황을 통해 '과연 우리에게 TV는 무엇인가?' 라는 질문을 던지고 있다.

미디어 숲속 사람의 고백

내가 TV를 처음 본건 국민학교 2학년때다. 난 TV가 있던 옆집 친구네 집에서 살다시피 했고 내 성화를 못 견딘 부모가 얼마후 TV를 집에 들여 놨다. 내 평생 지금까지 그 때처럼 열광적으로 부모에게 감사의 표시를 한 적은 없는 것 같다. 장영철 레슬링, 황금박쥐, 요괴인간, 뽀바이, 0011나폴레옹 솔로, 도망자 -- 친구와 친구 부모의 눈치 안보고 그 재밌는 프로들을 매일 볼 수 있다는 건 정말 큰 행복이었다. 그렇게 좋아하던 구슬치기, 딱지놀이도 배트맨과 슈퍼맨의 신나는 모험에 비하면 시시한 장난이 되었다.

그렇지만 한편으론 부모님의 끝없는 잔소리에 시달려야 했다. '공부해라, 밥먹어라, 눈나빠진다,빨리자라' -- 내가 제일 무서워했던 말은 '--하면(혹은 안하면) TV 없애 버린다' 라는 비열하고 악랄한 위협이었다. 난 도저히 이해가 안 되었다. '그냥 앉아 있기만 하면 저렇게 친절하게 재밌는걸 공짜로 틀어주는데, 아무것도 나쁜 일 한게 없는데 왜 못보게 핍박한단 말인가?' 아뭏든 난 TV를 보기위해 공부도 했고, 목욕탕도 갔고, 반찬도 가리지않고 먹어야 했다.

TV좋아하는 것도 유전인가? 난 요새 7살난 아들과 T.V때문에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하면 만화영화 보여줄께', '--안하면 비디오 못봐' 다행이 고집까진 제아비 닮지않은 아들놈이 대부분은 져주긴 하지만 아직 안심하긴 이른것 같다.

더 큰 문제는 나자신 아직까지 TV로 부터 자유롭지 못하고 가끔씩 아내와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일이다. 신문방송학을 전공했고 그래서 TV의 虛와 實을 알만큼 알고, TV유해(有害)론, TV무용(無容)론에 공감을 하고, 게다가 편집기와 TV모니터 앞에 신물나게 앉아 있어야 하는데도 집에만 가면 TV에 먼저 손이 가는 건 나 자신도 잘 설명이 안된다. 아니 '피곤해서, 재밌어서, 필요하니까, 아는 사람이 나와서, 아는 사람이 만들어서, 생각을 좀 쉬려고, 뭔가 생각하기 위해, 잠이 안와서 -- ' 너무 많은 이유가 있지만 그보다는 그냥 습관적으로 본다는 게 더욱 정확한 이유일 것이다. 그리고 밑바닥에는 부닥쳐야 할 현실, 얘기해야 할 사람을 피해 어디론가 도망가고픈 마음이 자리잡고 있을 것이다.어릴 적부터 TV는 내게 둘도없는 친구요,한편으론 골칫거리인 셈이다.

가끔씩 '이나이에 TV보는 것 조차 제대로 조절못하느냐'라는 자괴감도 들고 '그냥보면 되지 TV보는 것까지 신경써야 하나'하는 신경질도 난다. 그러나 짜증나는 고민을 계속하고 뭔가 결단을 내려야 하는건 TV보기는 나와 얽혀사는 사람들과의 문제이며 난 혼자 살 수 없기 때문이다.

' 난 TV를 사랑한다.-아니 사랑하지 않는다. 난 TV를 사랑하면서 동시에 미워한다.'

導演演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