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실과 장치

Public Torture, 2017

9.5 2017.01.01上映
한국 한국어 3분
. 주체(혹은 자아, 우리) 내면에 억압해 두었던 자아의 부정성을 마주하도록 해주는 장치를 마련하려고 한다. 파편화된 공포를 편재화시키도록 우리 내부에 억압되고 소외되어 버린 어떤 불편하고 기괴한 느낌을 분출하도록 유도하며 시대정신을 왜곡과 과장으로 표현하려고 한다. “익숙한 세상과 작별하게 하는 힘”이 있는 미디어를 통해 낯익은 현실을 낯설게 만들고 성찰하게 하고, 환영주의적 주체효과를 통해 감정적 전환 및 연대를 이루게 하려고 한다. 라깡은 “나를 바라보고 있는 나를 내가 보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사기”이지만, 주체는 바로 이러한 “불가능한 시선”이 가능하도록 믿는 “환상”을 갖는다고 설명한다. 환상은 주체의 상실 즉 사라짐을 막기 위해 주체를 대상에 고정시켜 자신을 지키는 시도로 이해할 수 있는 것이다. 현실의 억압과 질곡이 심할수록 물신화된 현실에 대한 폭로와 구성이 의미를 가진다. 억압적 현실에 맞서는 수단으로서의 환상성은 이런 의미에서 지극히 현실적인 도구나 방식이며 나아가 가장 비환상적인 정치적 의미를 지니게 될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밀실과 장치’는 내러티브를 따라가지 않고 이에 반하며 유희와 관객동일시라는 주체효과를 보여주면서도 자기반영적 성찰성을 모색하려고 한다.
(2018년 제18회 서울국제뉴미디어페스티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