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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헤 나바스의 데뷔작인 는 보고타의 어두운 중심가를 배경으로 한 느와르 영화다. 필름 느와르는 콜롬비아 영화에서 유독 눈에 많이 띈다. 는 나무들과 숲 사이로 보이는 보고타의 전경을 비추며 시작된다. 느리고 최면을 거는 듯한 리듬에 맞춰 나바스는 강하고 힘찬 서사의 맥박을 보여준다. 제목에 등장하는 비와 피는 죽음에 이르는 치명적인 폭력을 드러내는 모티브다. 콜롬비아에 횡행하는 범죄 현황에 대한 비판으로서 은 느와르 양식을 적절히 활용하여 피할 수 없는 도시의 비극적인 정치적, 도덕적 현실을 보여준다. 그럼에도 나바스의 비관주의적 시선은 한 줄기 희망의 광선을 허용한다.

(2016년 21회 부산국제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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