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왜 우리는 웃는가? 알쏭달쏭한 이 질문에 대해 <모어 섹스 앤 바이올런스>에서 빌 플림튼이 들려주는 대답은 간단하고 명쾌하며 그로테스크하다. "그거야 인간들 속에 있는 게 터져나오기 때문이지, 뭐 다른 이유가 또 있겠어? 재밌잖아." <모어 섹스 앤 바이올런스>는 일반적인 상식과 품위 있는 교양에 무지막지한 테러를 가하는 플림튼의 하드 코어(hard core) 음담패설 제 2탄. 전편과 마찬가지로 섹스와 폭력에 대한 시시껄렁하고 파괴적인 짧은 농담들을 모은 단장(斷章)의 형식을 취하고 있다. 그리고 여전히 망측함과 발칙함, 잔인함의 정신으로 철저하게 무장된 별난 상상력은 관객의 정신 상태를 점검하기에 충분하다. 스케치의 거친 선 맛이 느껴지는 그림체 역시 플림튼 표임을 여실히 보증해준다.
<모어 섹스 앤 바이올런스>의 단연 압권은 마지막 음담. 시점은 데이트하는 여성의 입 안에 자리하고 있다. 립스틱을 바른 다음, 팝콘, 음료수, 포도주, 향수가 차례대로 입 속으로 들어온다. 결국 남자의 입술도 들어오고, 그 다음엔? 이미 눈치를 채고 킥킥거리며 웃고 있다면 당신은 플림튼의 야한 이야기를 즐길 소양을 갖춘 사람이다. (1999년 제3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홍성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