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스 앤 바이올런스

Sex and Violence, 1997

9.3 1997.01.01上映
미국 영어 애니메이션,코미디 8분
. 아쿠아 랜드에서 인어가 새롭게 선보이는 멋진 묘기(?)를 선사하면서 시작하는 첫 장면부터 심상치 않다. 이후로 기괴한 상상력에 있어서 한계를 모른다고 할 만큼 정말 악질적인 개그들이 숨돌릴 여유도 주지 않고 속사포처럼 쏟아진다. 아둔한 인간들은 평소의 습벽을 당하지 못해 만신창이가 되고 주위의 모든 것들은 기어코 인간들의 기대를 배반하고야 만다. 그 와중에 인간신체의 변태(metamorphosis)의 카니발이 속속 이어진다. 확실히 <섹스 앤 바이올런스>는 속도는 몇 단계 높이고 교양수준은 한참 낮춘, 빌 플림튼 판 <누들 두드>라 할만하다. 제목에서 보듯이 자신의 눈이 온통 섹스와 폭력을 향해 쏠려있다고 생각하는 '저질'들을 위한 한바탕 잔치. '최후에 웃는 자가 가장 잘 웃는 자다'라는 속담이, 그리고 당근이 시력에 좋다고 말하는 의사의 권고가 무슨 뜻인지 잘 이해가 되지 않는 사람들은 빌 플림튼에게 물어봐. 영화 속에는 태초에 인간을 만들 적에 신이 구상했던 인간 생식(生殖)의 모양새와 세계 최초의 폰 섹스가 어떠했을까에 대한 '해답'도 주어져 있다. 필히 자신의 상상력의 수위와 한 번 비교해보라.
(1999년 제3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홍성남)